[KBS 뉴스] 민통선에서 쫓겨나는 두루미들

김승호 김승호
작성일 2012-01-31 00:00
조회 2161


http://news.kbs.co.kr/tvnews/news9/2012/02/05/2430528.html

<앵커 멘트>

이맘 때 경기도 파주 민통선 지역에서 월동하는 두루미 수백 마리를 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들어 두루미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하죠.

왜 그런지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겨울 민통선내 들판은 철새들의 쉼터입니다.

한쪽에서 기러기 떼들이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서 긴 목으로 볏짚을 뒤적이는 새들, 전 세계 7천 마리 정도만 남은 멸종위기종 재두루미입니다.

하얀 목의 어미와 달리 새끼 재두루미는 털갈이가 끝나지 않아 목이 갈색입니다.

온몸이 하얗고 꼬리 쪽만 검은 새, 단정학으로도 불리는 두루미도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전 세계 3천 마리만 남은 멸종위기종입니다.

하얀 몸에 다리가 붉은 시베리아흰두루미 한 마리도 보기 드물게 파주에 찾아왔습니다.

이런 두루미류가 불과 5,6년 전만 해도 여기서 수백 마리씩 월동했습니다.

철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 두루미류 월동지였지만 급격하게 수가 줄어 올 겨울엔 30여 마리만 찾아왔습니다.

<인터뷰> 김승호(DMZ생태연구소 소장) : "감소 추이가 너무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거든요.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에 이쪽에서는 월동지를 포기할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각종 개발로 먹이터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때 여기는 온통 두루미의 먹이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왼쪽으로는 인삼밭, 오른쪽으로는 축사 그리고 그 뒤로는 창고와 이제는 과수원까지 들어서고 있습니다.

두루미의 활동공간이 계속 사라지는 셈입니다.

그나마 남은 농지도 낙곡이 붙은 볏짚을 모두 수거해 가거나, 아예 갈아 엎어서 두루미가 앉을 수조차 없는 곳이 많습니다.

<인터뷰>김승호(DMZ 생태연구소 소장) : "이렇게 높아서 아이들이 이동하기가 불편할 뿐만 아니라 먹이가 땅속으로 들어가서 먹이활동을 할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밀렵꾼이 풀어놓은 사냥개들이 돌아다니며 새들을 쫓아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할관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파주시 철새 월동지 담당 : "개체 수까지는 파악을 못 하고 있는데요. 0208 특별히 그런 거 뭐, 보존 그거에 대해서는 별도로 거기까지는 신경을 더 못 쓰고 있는 형편이죠."

지자체와 주민들이 두루미 보호에 소극적인데다 환경부도 뚜렷한 보호대책이 없는 가운데 두루미의 서식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입력시간 2012.02.05 (21:47) 용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