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살아있는 생태교실 철새 이동루트…동식물의 낙원

김승호 김승호
작성일 2008-07-31 00:00
조회 3319


유네스코 생물다양성지구로 지정을 앞두고 있는 일대가 보존계획보다는 무분별한 각종개발 계획으로 다양한 생태계에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보는 창간 주년을 맞아 이에 대한 가치와 보존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DMZ의 현주소= 한반도에서 자연 생태계 보존이 가장 잘 된 지역은 155마일 ‘비무장지대(DMZ)’이다.
DMZ 일대에는 멸종위기 생물 67종과 천연기념물 물범, 산양 등 2천700여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동식물의 낙원’, ‘살아있는 생태교과서’, ‘한반도 생태계의 보물창고’로 불리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정치권은 경제특구지정을 가시화하고 있고 경기도와 강원도는 ‘DMZ 평화생태공원’사업을 추진, 주변관광지와 연결하는 관광문화코스를 개발 중이다.
이같은 DMZ 일원에 ‘평화’와 ‘생명’, ‘생태관광’을 앞세운 개발 바람이 불고 있어 천혜의 자연 생태계파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생태계의 보물창고 실태= 한강하구와 임진강을 연결하는 DMZ 서부지역에는 동아시아 철새 이동 루트의 핵심으로 동아시아 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노랑부리백로,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두루미,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독수리, 재두루미 등 1급 보호조 8종과 2급 보호조 23종, 보호대상 58종이 서식하는 중요한 지역이다.
세계적으로 6백여 마리밖에 남지않은 저어새가 강화도 석도, 비도 한강하구의 유도와 공능천에서 번식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의 두루미, 재두루미가 한강하구와 장단반도, 철원평야 등에서 집단으로 월동하고 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물범, 산양, 곰, 사향노루가 서식하고 있는 곳이며 금강초롱, 왜솜다리, 끈끈이주걱 등 희귀식물들의 자생지며 우리나라 고유어종인 금강모치, 버들가지가 고진동계곡에 서식하고 있고 두타연에는 열목어가 분포한다.
김승호 DMZ생태연구소 소장은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다양한 동식물상이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종착역이고 남방의 동식물상이 북상하는 전진기지로 좁은 국토에 비해 동식물상이 다양하고 풍부하여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환경을 갖고 있어 향후 어떠한 개발보다도 보존이 더 큰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 개발 바람에 우려되는 DMZ= 248㎞ 군사분계선을 따라 4㎞의 폭으로 형성된 DMZ 907㎢는 유엔군 사령관의 승인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한 곳으로 개발의 대상이 아니고, 남쪽의 DMZ가 끝나는 남방한계선부터 민통선 상이 폭 5~20㎞의 공간 1천370㎢ 및 접경지역 6천216㎢에 개발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경기도는 생태관광에 따른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DMZ일원 평화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추진, DMZ평화생태박물관을 짓고 민통선 안에 탐방루트를 개설해 주변관광지와 연결하는 코스를 개발중이다.
한강하구의 골재채취, 또한 DMZ접경지역 시장, 군수협의회가 구성돼 접경지역의 규제완화와 지원책을 이끌어 내는 데 힘을 합칠 것으로 보여 DMZ 보존보다는 무분별한 개발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따라 DMZ를 둘러싼 개발 기대가 커질수록 DMZ 일원의 생태계 파괴 및 접경지역의 난개발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 앞으로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우선 민통선과 남방한계선 사이 토지 소유자와 이용실태를 파악한 지도 한장 없다는 점은 난개발의 가능성을 높인다. 민통선 자체가 어디인지 명확히 표시되지 않아 지역주민이 임의로 민통선을 넘나들기도 한다는 것이 지역NGO 단체의 주장이다.
또한 지구상에서 보호종으로 남아 있는 희귀종에 대한 실태파악과 함께 이를 널리 알리고 보존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생태계 보호를 염두에 둔 개발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환경부와 산림청, 환경단체의 DMZ 조사범위가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포괄적 생태계조사가 선행돼야 한며, DMZ 일원 보전 특별법 제정 등 보전과 발전을 통합하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의 개발욕구가 강하다보니 평화생태 라는 말로 개발을 포장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 며 “DMZ에 대한 종합계획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자료제공=DMZ생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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