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저널] ‘2.3년안에 김포에서 재두루미 사라진다’

김재현 김재현
작성일 2011-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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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생명마당] 위기의 한강하구 보전을 위한 지역간 협력 - DMZ연구소 김승호 소장
DMZ이야기 2011/02/08 18:16
“김포지역에서 2~3년 안에 재두루미를 비롯한 멸종위기종들이 사라질 것이다.”
과장된 예언서에 나온 말이 아니라 지난 5년간 서부DMZ지역을 꾸준히 조사해온 DMZ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의 말이다. 김승호 소장은 1월 27일 김포 용화사에서 열린 새해 첫 김포생명마당에서 ‘위기의 한강하구 보전을 위한 지역 간 협력’을 주제로 강사로 나섰다.

김승호 소장은 지난 5년 동안 매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주1회 서부 민통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김포, 일산, 파주 신도시가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주목해 온 것이다. 김 소장은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심각한 상태 즉, 멸종위기종들이 살기 불가능한 환경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추세로 나가다보면 2~3년 안에 재두루미를 비롯한 멸종위기종들이 사라질 것이다. 김포신도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200여 마리가 한강하구에서 월동하였지만 올해는 재두루미를 20여 마리 밖에 발견하지 못했으며 파주쪽에서도 150마리 정도 발견되던 것이 올해 17마리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김승호 소장의 표현을 빌리면, “내가 재두루미라도 여기를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 넓은 홍도평과 일산, 김포의 농경지가 사라지면서 재두루미가 앉을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재두루미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대안으로 후평리를 대체서식지로 만들고자 했으나 올해 후평리에는 한 마리의 재두루미도 오지 않았다. 결국 모든 생명은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이 살 수 있는 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인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며 사람의 인식 속에서 존재하는 자연과 실제 그들이 살아가는 것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왜 알지 못하는 걸까.

또 다른 예로 yy에 단출한 하수종말처리장 건물 하나 들어서는 것이 사람 입장에서는 별 거 아니라고 보지만 하수종말처리장이 건설된 이후 그 주변에 있던 천연기념물 개리가 사라지고 3년째 월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자연의 이러한 부분을 김승호 소장은 ‘바람의 길’로 나타냈다.

“자연에 바람의 길 하나가 바뀌면 생명은 그것에 대해 매우 정밀하고 섬세하게 반응합니다. 인간이 보기엔 바람과 빛이 통하는 철책이지만 DMZ 주변의 식생은 철책이 있고 없고에 따라 상당히 다릅니다. 매우 신기합니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특히 민통선 지역은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곳이기 때문에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만들지 않는 한 자연과 인간은 서로에게 불편함을 주는 존재가 될 수 있다.

김승호 소장은 “사람들이 동물에 대한 공격성이 커졌으며 전반적으로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회적 연민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사회적 정책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기보다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생물다양성관리계약사업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민통선 내 이 사업으로 책정된 예산은 1~2억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파주시에서는 예산을 반으로 더 줄여서, 농사짓던 사람들 가운데 신청이 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철새들의 먹이로 소중한 볏짚을 내놓지 않았고 재두루미가 와서 앉지 못하도록 땅을 갈아엎은 곳도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좋은 제도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를 때 사람과 자연에게 모두 피해가 된다.

김승호 소장은 김포 앞쪽 준설작업 하는 곳이 사실 재두루미가 앉기에 매우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두루미가 홍도평을 서식지로 계속 찾아오지 않을 가능성은 95%정도”라고 보았다. 김포지역은 다른 한강하구지역과 달리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서 개발의 위험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강둔치를 그대로 두고 갯벌이 살아나고 식생이 복원되면 재두루미가 앉을 자리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곳마저 사라진다면 더 이상 김포지역에는 재두루미가 와서 편히 앉을 곳이 없다.
김포와 재두루미의 현실을 이야기하시며 큰 한숨을 내쉬는 김승호 소장을 보면서 우리가 빠르게 대책을 마련하고 계획이 나오기 전부터 시민들과 생명의 가치와 보전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에서 끊임없는 연구조사를 통해 희망을 일구어가고 있는 김승호 소장이 지역에서 환경운동을 하기 위한 몇 가지 조언을 했다.

첫째, 그 땅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야 한다. 다른 누구보다 땅을 애정 있게 본 사람이야말로 그곳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어떤 생명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데이터와 모니터링 자료가 있어야 지속적인 운동을 할 수 있고, 조사를 하다보면 애정이 생긴다. 일주일에 한번은 무조건 현장에 가봐야 한다.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그 말을 그대로 실천에 옮기고 계시는 분의 이야기라 그런지 힘과 열정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김승호 소장의 진실한 마음과 지역에 대한 애정 덕분에 강의가 끝난 후 참석자들도 앞으로 김포지역의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김포에 다시 재두루미가 많이 날아와 다른 지역 사람들이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가는 곳이 되길 바래본다.

◇ 둠벙이란?
‘웅덩이’의 방언이다. 저수지보다 작은 개념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농부가 만들거나 자연적으로 생겨난 습지인데 지금은 화학비료사용과 매립으로 잊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둠벙은 규모는 작지만 수생식물과 각종 미생물, 무척추동물, 곤충등 수서생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생태계로 그 가치가 뛰어나다.

◇ 생물다양성관리계약사업이란?
철새 먹이제공을 위한 농작물 미수확 또는 존치, 친환경적 농업의 실천, 쉼터조성 등 생태계보전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역주민이 생태계 보전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내용의 이행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는 주민참여의 자연환경보전 제도이다.

◇ 홍도평 대체서식지는?
김포시 사우동에 있는 홍도평(홍도평야)은 11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월동을 위해 과거 120여마리의 재두루미가 찾는 곳이지만 현재 외곽순환도로, 비닐하우스, 농로정비사업등으로 이곳을 찾는 재두루미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 김포시는 재두루미를 후평리에 대체취식지를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으나 재두루미가 그곳을 선택할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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