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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기후변화로 DMZ ‘생태보고’ 붕괴… 멸종위기종 21종서 15종으로 줄어
작성일
201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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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DMZ ‘생태보고’ 붕괴… 멸종위기종 21종서 15종으로 줄어
쿠키뉴스 원문 기사전송 2012-05-30 21:48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의 생태계가 변하고 있어 ‘생태계 보고’란 평가가 퇴색되고 있다. 겨울철 기온은 낮아지고,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 대폭 줄고 남방계 동·식물이 처음 발견됐다.
김승호 DMZ생태연구소장은 30일 문산기상대 주최로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DMZ 보이지 않는 위협 기후변화’ 세미나에서 최근 10년간 DMZ 생태계 관찰결과를 발표했다.
관찰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허리에 걸친 약 10억㎡의 DMZ가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대륙성 기후’로 바뀌고 있다. 겨울철 평균 기온도 2007년 영하 1도에서 2009년 영하 2.2도, 2011년 영하 4.9도로 낮아지는 추세다.
또 한강에서 경기도 연천에 이르는 서부권 DMZ의 기후와 생태계 변화가 동부권 DMZ보다 심해 종전 서식하던 21종의 멸종위기종이 15종으로 줄었다. 서부권 DMZ 구역 내 임진강 결빙기간이 늘면서 멸종위기종 조류의 개체수도 2005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멸종위기종 개체수 감소는 김포 등 경기 서부권 개발로 농경지·습지가 줄고 민통선 내 인삼밭 개간으로 먹이터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멸종위기종 2급 개리의 경우 2006년 900여 마리가 관찰됐으나 2010년과 2011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황새 역시 2006년 1마리가 발견된 이후 종적을 감췄고, 멸종위기종 1급인 두루미와 2급인 재두루미 등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쇠기러기 등 철새 이동은 2006∼2008년 4월말에서 2009년 5월 중순, 2010년 7월로 각각 늦춰졌다. 쇠기러기는 10월에 한반도로 와 이듬해 3월 돌아가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남방계 동·식물은 이 기간 DMZ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열대·아열대 기후에서만 번식이 확인되던 붉은부리찌르레기가 2007년 파주시 탄현면 곡릉천에서 발견됐다. 제주도를 경계로 북상하지 못하던 한해살이 풀 ‘둥근잎택사’도 2011년 민통선 내 연못에서 확인됐다.
김 소장은 “DMZ 생태계의 ‘선(先)복원, 후(後)보존’을 전제로 남북접경지 생태보존특구(에코 존) 지정, DMZ 생태헌장 제정, 평화생태공원 조성 등 3단계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