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및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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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복원의 DMZ
봄이 올 것 같지 않더니 봄은 우리가 그렇게 염려하지 않아도 찾아온다. DMZ의 봄은 예년보다 참 힘겹게 찾아오고 있다. 남북관계는 아직 동토이지만 수 만년동안 찾아오던 여름 철새들은 어김없이 올해도 대부분 제 고향으로 왔다.
통일촌 식당 처마 밑에 귀재비가 둥지를 틀고, 꾀꼬리, 청호반새, 파랑새, 황금새, 흰눈썹황금새들도 풀섶에서 둥지를 만드는 재료를 연신 날라내고 있고, 성급한 박새는 벌써 부화한 새끼를 이소시키고 있다. 저어새(멸종위기동식물1급-이하 멸Ⅰ)도 번식과 먹이활동을 위해 한강하구 농경지를 찾고 있다. 못자리를 만들기 위해 논에 물을 대면 삑삑도요, 알락도요, 청다리도요, 학도요 등 다양한 도요들이 찾아와 먹이활동을 하고 아프리카다 원산인 황로도, 백로류들도 일대에 번식활동에 분주하다.
임연부, 습지와 산지 잇는 공간
이들 중 대부분은 임연부[林緣部, forest edge]에서 활동을 한다. 서부 DMZ의 임연부는 습지와 산지를 이어주는 중요한 생태적인 공간으로 수많은 생물종의 번식과 서식에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서부 DMZ에는 자연하천이 2곳이 있다. 한곳은 수내천, 또한 곳이 세월천이다. 이 작은 하천 두 곳은 모두 비무장지대부터 출발해서 남쪽으로 흐르는 개천이다.
이 개천은 임진강으로 합류를 해, 한강과 만나는 교하에서 북한의 예성강과 합류해 강화도갯벌로 흐른다. 그런데 이 하천은 임진강과 만나면서 임진강의 영향을 적게 받는 형태로 형성돼있다. 기수역인 임진강 하구와 만나는 곳에서는 갯벌이 발달돼 있지만, 이 두 하천은 금빛모래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하천이다. 이곳에는 삵(멸종위기동식물Ⅱ급-이하 멸Ⅱ), 너구리, 고라니 등의 주요한 포유류의 번식 및 서식공간이며, 구렁이(멸Ⅱ), 살모사, 금개구리(멸Ⅱ), 수원청개구리(멸Ⅰ)까치살모사 등 양서 파충류들의 주요서식공간이기도 하다.
DMZ 생태 비밀코드 해독
그런데 이러한 생태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DMZ이 왜 생태계의 보고인지를 설명하기에 뭔가 부족하다. 필자와 함께 DMZ생태연구소에서는 수년 동안 논습지, 그중에서 둠벙의 생태적환경에 초점을 두고 5년 동안 매주1회 조사를 해 상당한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해보니 DMZ 생태 비밀의 코드를 해독할 수 있었다.
둠벙은 예전에 우리의 농사를 지을 때 수리불안전답에서는 반드시 있어야할 필수적인 농사시설물이었다. 서부 DMZ의 둠벙은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 졌고 아직도 물을 가둬서 논농사 및 밭농사에 매우 중요하게 사용한다. 오랫동안 존재해 오던 둠벙이지만 고립된 형태로 존재하고 논 가운데 막연히 위치해서 습지의 가치평가항목에서 그다지 높지 않은 평가를 받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2008년 창원 람사르 습지회의에서 논습지 결의안이 채택되고 논습지의 생태적 가치에 주목을 해 각 지자체에서 생태농법의 하나로 둠벙을 인위적으로 조성했다. 둠벙은 비록 면적이 적고 화려하게 조명 받을 형태는 아니지만 소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수문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매우 독특한 생태구조를 갖는다. 둠벙과 그 주변에서의 조류의 번식과 어류, 양서 파충류의 서식 개체수, 습지식물들의 다양성은 습지분류체계를 수정해야하는 결론을 얻었다. 즉 인공습지라 하더라도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면 그 독특한 생태계의 형성은 생물들의 다양한 서식조건을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서부민통선의 임진강은 기수지역으로 바닷물이 섞여 있어 농사용으로 적절하지 않아 천수답처럼 둠벙의 물로 농사를 짓고 있어서 단위면적에 비해 대단히 많은 둠벙이 존재한다. 약 130여 개의 둠벙은 수문학적으로 볼 때 4개의 유형을 보이고 있다. 이 4개의 유형은 각기 독특한 생물들의 구성을 볼 수 있다. 지하수로 유지되는 샘통 둠벙은 연중 비슷한 물의 온도와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 어느 둠벙보다 희귀식물, 희귀 수서곤충들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지하수와 외부의 물이 유입되는 괜물샘통형 둠벙은 아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물흐름 둠벙은 수로형태의 둠벙으로 종의 풍부도는 떨어지나 물질경이, 실잠자리류, 둥근잎택사 같이 주목받은 식물이 산재해 그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가장 적은 숫자인 괜물 둠벙은 피탄지 및 공사하고 방치된 장소에 습지가 형성돼 물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하고 비가 오면 일시적으로 둠벙의 형태를 띠다가 가뭄이 들면 일반 묵논처럼 유지되는 둠벙은 계절적으로 빠른 생물들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둠벙이다.
서부 DMZ의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공간은 고립된 것 같으면서도 중요한 생태계의 연결점인 둠벙과, 다양한 조류 포유류, 양서 파충류들의 서식공간인 수내천, 세월천, 논, 야산, 임진강, 한강, 지뢰지대 들은 뭇생명을 품어내고 양육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DMZ의 봄은 그야말로 생명의 약동을 느끼기에 충분한 계절로 올해는 특히, 일순간에 참나무류의 잎과 귀룽나무, 벚나무, 버드나무류 들이 나와서 온산이 가을처럼 울긋불긋해 보는 이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둠벙에서 시작된 작은 생명의 용솟음이 생태계 전반을 활화산처럼 움직이게 한다. 아직도 우리의 사유(思惟)는 한겨울인데도 말이다.
www.dmz.or.kr
DMZ생태연구소
소장 김승호
변화와 복원의 DMZ
2013년 05월 16일 15:20 | 환경일보 |
▲경기 파주시 장단면 노상리 경의선 둠벙 |
통일촌 식당 처마 밑에 귀재비가 둥지를 틀고, 꾀꼬리, 청호반새, 파랑새, 황금새, 흰눈썹황금새들도 풀섶에서 둥지를 만드는 재료를 연신 날라내고 있고, 성급한 박새는 벌써 부화한 새끼를 이소시키고 있다. 저어새(멸종위기동식물1급-이하 멸Ⅰ)도 번식과 먹이활동을 위해 한강하구 농경지를 찾고 있다. 못자리를 만들기 위해 논에 물을 대면 삑삑도요, 알락도요, 청다리도요, 학도요 등 다양한 도요들이 찾아와 먹이활동을 하고 아프리카다 원산인 황로도, 백로류들도 일대에 번식활동에 분주하다.
임연부, 습지와 산지 잇는 공간
▲귀룽나무 숲 |
이 개천은 임진강으로 합류를 해, 한강과 만나는 교하에서 북한의 예성강과 합류해 강화도갯벌로 흐른다. 그런데 이 하천은 임진강과 만나면서 임진강의 영향을 적게 받는 형태로 형성돼있다. 기수역인 임진강 하구와 만나는 곳에서는 갯벌이 발달돼 있지만, 이 두 하천은 금빛모래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하천이다. 이곳에는 삵(멸종위기동식물Ⅱ급-이하 멸Ⅱ), 너구리, 고라니 등의 주요한 포유류의 번식 및 서식공간이며, 구렁이(멸Ⅱ), 살모사, 금개구리(멸Ⅱ), 수원청개구리(멸Ⅰ)까치살모사 등 양서 파충류들의 주요서식공간이기도 하다.
DMZ 생태 비밀코드 해독
▲저어새(멸종위기 1급) |
둠벙은 예전에 우리의 농사를 지을 때 수리불안전답에서는 반드시 있어야할 필수적인 농사시설물이었다. 서부 DMZ의 둠벙은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 졌고 아직도 물을 가둬서 논농사 및 밭농사에 매우 중요하게 사용한다. 오랫동안 존재해 오던 둠벙이지만 고립된 형태로 존재하고 논 가운데 막연히 위치해서 습지의 가치평가항목에서 그다지 높지 않은 평가를 받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자주괴불주머니-기후변화관심종 |
서부민통선의 임진강은 기수지역으로 바닷물이 섞여 있어 농사용으로 적절하지 않아 천수답처럼 둠벙의 물로 농사를 짓고 있어서 단위면적에 비해 대단히 많은 둠벙이 존재한다. 약 130여 개의 둠벙은 수문학적으로 볼 때 4개의 유형을 보이고 있다. 이 4개의 유형은 각기 독특한 생물들의 구성을 볼 수 있다. 지하수로 유지되는 샘통 둠벙은 연중 비슷한 물의 온도와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 어느 둠벙보다 희귀식물, 희귀 수서곤충들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지하수와 외부의 물이 유입되는 괜물샘통형 둠벙은 아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물흐름 둠벙은 수로형태의 둠벙으로 종의 풍부도는 떨어지나 물질경이, 실잠자리류, 둥근잎택사 같이 주목받은 식물이 산재해 그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가장 적은 숫자인 괜물 둠벙은 피탄지 및 공사하고 방치된 장소에 습지가 형성돼 물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하고 비가 오면 일시적으로 둠벙의 형태를 띠다가 가뭄이 들면 일반 묵논처럼 유지되는 둠벙은 계절적으로 빠른 생물들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둠벙이다.
서부 DMZ의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공간은 고립된 것 같으면서도 중요한 생태계의 연결점인 둠벙과, 다양한 조류 포유류, 양서 파충류들의 서식공간인 수내천, 세월천, 논, 야산, 임진강, 한강, 지뢰지대 들은 뭇생명을 품어내고 양육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DMZ의 봄은 그야말로 생명의 약동을 느끼기에 충분한 계절로 올해는 특히, 일순간에 참나무류의 잎과 귀룽나무, 벚나무, 버드나무류 들이 나와서 온산이 가을처럼 울긋불긋해 보는 이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둠벙에서 시작된 작은 생명의 용솟음이 생태계 전반을 활화산처럼 움직이게 한다. 아직도 우리의 사유(思惟)는 한겨울인데도 말이다.
DMZ생태연구소
소장 김승호